디딤돌을 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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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치현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0-11 10:23 조회6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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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페/한국교회개혁포럼에서 펌)

 

디딤돌을 놓으며

 

 김치현 목사

  

저는 모태신앙으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고,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며 성경을 배웠습니다. 졸업 후 3년 교편을 잡을 때 한 선생님 소개로 제 인생의 멘토가 된 한 분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 후 장로회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색채가 어우러져 있는 신학교에서 어디에 내 발을 딛고 서야 하는지 갈등도 많이 했습니다. 그 때 신학대학원 소모임에 그 목사님을 모시고 성경공부를 하면서 저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신학적 입장들을 소화하면서도 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절대적인 구원자인가에 대한 대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목사 안수를 받았지만 건강이 나빠져서 교역자 생활을 접어야 했고 목사가 병든 몸으로 갈 수 있는 교회는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갈 수 있는 곳도, 한 번 가고 싶은 곳도 멘토였던 바로 그 목사님 교회였습니다. 목사직을 내려놓고 5년간 생업을 위해 과외 교습과 학원 경영 등을 하며 보낸 후 30대 중반에 지병이 악화되어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접고 캐나다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절망스러운 시절 멘토였던 목사님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는 내 인생에서 하나님이 나의 약함을 쓰셨기 때문에

주께서 너의 그 약함을 쓰실 줄 믿는다.”

 

그리고 다음의 노래가사를 써 주셨습니다.

 

마른 땅에서 솟아난 연한 순 같은 주 예수 나의 소망이여

풍채도 모양도 없어서 흠모할 것 없는 주 예수 나의 위로자여

그는 무시를 받아서 버린바 되신 주 예수 나의 생명이여

고난을 겪어서 우리의 질고를 아신 주 예수 나의 대리자여

당신이 있는 곳에 나도 있고

당신의 위로가 있음으로 나는 부를 수 있어요

주여, 세상의 영화로움 주께 전혀 없을지라도

나는 당신을 따를 수밖에 없어요 주 예수 나의 위로자여

 

이것은 목사님 자신의 간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그 후 일생동안 저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왕성하게 무엇을 이루어 내야 할 3~40대에 교회든 세상이든 성공과 업적과 능력으로 평가되는 것뿐인데, 무엇 하나 제대로 잘 할 수 없는 몸이지만 주께서 나의 연약함을 쓰신다는 사실이 소망이 되었습니다. 내 인생에 어떤 명함이나 직함이 없더라도, 주 예수님이 나의 소망이며 위로이고 생명이며 대리자로서, 일생 주님 한 분을 따르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 소중한 본으로 생각하고 존경하는 목사님이 세상에서 많은 오해를 받는 것을 보며 깊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나이가 많이 드셨고, 언제일지 모를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계신데, 이분이 살아계실 때 세상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그는 10대에 결핵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시고, 지금까지 한쪽 폐가 없으신 채 반쪽 건강으로 사시면서 일생 예수님의 죽으심을 본받아 사는 것 외에 다른 아무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고 고백하는 분입니다. 제 인생에 귀중한 본이 되었다는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곁에서 보아도 그가 소망하고 사신 것은 대단한 능력도, 감동적인 설교도, 큰 교회를 이루는 것도 아니었고, 어찌하든지 예수님의 죽으심을 본받아 사는 것뿐이었습니다.

 

목회를 시작하고 30년 동안 전세를 열 번이나 옮기면서도 나는 내 앉을 자리만으로도 족하다.” 하시며 교회 건물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늘어나는 사람들로 더 이상 장소를 빌릴 수 없게 되었고, 목사님 폐 건강도 나빠져 좁은 공간에서 숨쉬기 힘들 정도가 되어서야 10여 년 전 폐교된 학교 기숙사 건물을 사서 예배를 드렸고 2년 전 처음 교회 건물을 마련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는 자발적인 헌금으로만 운영했기 때문에 유지비만 충당하고 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사의 표시를 하는 돈들도 목사님은 전부 교회 헌금으로 돌렸습니다. 자녀들이 커서 목사님께 용돈을 드리기 시작하면서 그 돈으로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 다른 목사님의 미망인과 마음에 은혜의 빚을 진 분들에게 생활비 일부를 매달 보내셨습니다. 10여 년 전 한 분이 같이 살고 싶어서 자기 집 옆에 목사님 집을 지어 드렸는데 그것도 교회 이름으로 돌리셨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표면적인 이야기이지요.

 

저는 그 목사님이 교회에서 권위를 내세우거나 군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여서 일을 한 적이 없었고 그냥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사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목사님들이 일에 대한 과욕으로 교회를 이끌고 일을 추진하려다 반대자들과 부딪히고 싸우고 갈라지는 모습을 저는 수없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40년 동안 자기 계획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지 않고 자기 뜻이 없이 사셨기 때문에, 교회 일을 하면서 교인들과 갈등을 빚은 일이 없었다는 것은 오히려 많은 목사님들에게 귀감이 될 일입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목사님을 매우 신뢰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것이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들은 신뢰와 존경과 사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40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일상의 모든 것이 공개되고도 이렇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모든 목회자들이 본받아야 할 일이지요. 그것도 대단한 능력이나 권위를 내세워 군림하려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약함과 부끄러움을 내어 놓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백하는 모습에서 온유함과 겸손과 죽은 자의 본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분 목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목회자가 양무리의 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본이 된 사람이 겹쳐 보일 수 있습니다. 때로 보화와 질그릇이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본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말 귀한 본이 될 때 그 본을 보고 예수를 본 것처럼 기뻐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본이 되어도 예수 그리스도와 그 본이 혼동 될 수는 없습니다. 목사님을 존경하고 사랑하여 지나친 간증을 할 때도 있지만 이것은 표현의 문제이고 목사님을 예수님과 일치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면 장로교 집안에서 잔뼈가 굵은 저는 언제라도 그곳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분의 목양관은 방목입니다. 목회자가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어떤 틀에 가두고 생명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인들의 생각과 표현이 자유로워야 하며,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그가 성장하여 스스로 바뀔 때까지 양식을 공급하며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 그분의 방법 아닌 방법입니다.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찍어내듯 규격화된 사람을 만들지 않고 말씀만 공급하며 하나님이 자라게 하시는 것을 지켜 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도 그리스도의 생명을 각자 체험하는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수준이나 표현하는 것도 각자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을 향해 가면서 나타날 수 있는 과정들이기 때문에 더욱 성숙해지면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런 모습이 한국 교회의 막힌 활로를 뚫고 교회의 미래에 한 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목사님과 교회의 소중한 경험들이 많은 교회들에 나누어질 수 있도록 중간에 디딤돌을 몇 개 놓고 싶은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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